지난 일요일 자라섬에 갔다 왔는데, 계절적 요인으로는 가을의 중심이기도 하고, 지리적 요인으로는 행사장이 강가에 위치해 있어서 좀 쌀쌀했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그간 다녔던 몇 번의 야외 공연 혹은 경기 관람시 가지고 갔던, 혹은 없어서 아쉬웠던 must have items을 정리해 본다. 물론 난 짐은 최소한이라는 주의여서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것은 정말 질색이지만, 그래도 갖출 것은 갖춰야 편하긴 하더라.

* 최근(이라고 해봐야 대략 10년동안) 관람한 야외 공연 및 경기

- 마이클잭슨과 친구들
- 축구 : 대한민국 vs 세계 올스타였던가? 암튼 2002년 11월에 있었던 A 매치 외 1~2경기 더.
- 오페라 카르멘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07
-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2009


<필수품>

1. 은박 돗자리 (없으면 신문지 혹은 여분의 비닐봉지라도)

편안한 자세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보온용으로도 필수. 땅바닥에서 올라 오는 냉기를 막기 위해선 일반 돗자리보다는 은박 돗자리가 효과가 더 뛰어나다. 맨바닥뿐만 아니라 스탠드형 관람석에서도 의자 위에 깔고 앉으면, 플라스틱 의자의 찬 기운을 막을 수 있다. 부피가 커서 귀찮다면 신문지라도 몇 겹을 깔면 좋다. 그것도 없음 비닐봉지라도 깔고 앉으면 좀 낫긴 낫다; 차가 없어도 웬만하면 가지고 다니자.
카르멘 공연에서도 의자 위에 은박 돗자리를 깔고 앉았더니 엉덩이가 훨씬 훈훈했다.

2. 무릎담요

옷을 몇 겹씩 입는 상체에 비해 하체는 한 두겹이 전부. 쌀쌀한 저녁의 공연 관람을 위해서는 무릎담요가 필수. 특히 무릎이 시린 나이의 관중들은 반드시 준비해서 무릎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각종 사은품으로도 많이 제작되는 추세이니, 무료로도 구할 수 있는 아이템. 
카르멘 공연 및 축구 경기 관람 시 무릎담요가 있어서 무사히 견딜 수 있었다.

3. 후디드 스웻셔츠 / 후디드 집업점퍼

싸늘한 밤 공기로부터 얼굴을 보호해 줄 아이템. 초상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_- 
자라섬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집업점퍼의 모자를 뒤집어 써서 차가운 강 바람을 막을 수 있었다. ET처럼 보이던 말던 상관 없다. 나뿐만 아니라 모자 달린 옷을 입은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심정이었던 듯.  

4. 스카프 / 목도리 / 손수건

시각적인 효과 외에도 일교차가 커지는 시점부터는 기능적인 효과도 크다. 목도리만 둘러도 체온이 2도 상승!
나는 체온이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추위를 잘 타기 때문에, 목에 두를 수 있는 스카프나 목도리는 항상 지니고 다닌다. 물론 여름에도 조금 큰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과냉방시 몸이 좀 차가워지면 목에 감아준다.    

5. 물
 
공연장이나 경기장 안에서 사면 비싸다. 밖에서 500ml PET 한 병이라도 준비하자.

6. 선글래스

한여름 뿐만 아니라 4계절 내내 필요하다. 야외의 햇볕은 정말 강하다. 자외선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자.
가방 안에 늘 가지고 다니던 선글래스가 자라섬에 갈 땐 왜 없었는지... 눈부셔서 좀 힘들었다.

7. 요기할 거리 (김밥, 빵, 샌드위치, 떡 등)

물을 사면서 점심 혹은 저녁 대신 먹을 좋아하는 요기 거리도 준비한다. 시작시간을 맞춰서 행사장에 도착하려면, 점심이나 저녁을 먹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간편 + 저렴한 가격 +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밥이 주재료인 김밥 추천. 잘 찾아보면 아직까지 천원짜리 김밥도 꽤 있다. 어릴 때 김밥 싸 가지고 소풍 가던 기분도 느낄 수 있다.

8. 과자 등 간식 거리 약간
 
나는 평소에 과자를 거의 안 먹지만, 야외에 나가면 나들이 기분이 나서 과자 한 봉지 정도는 챙기게 된다.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 먹으면서 무료함을 달래기에 좋다. 겨울이라면 휴대하기 좋은 귤도 챙기면 오케이. 

9. 비상식량
 
공연이 4~5시간 이상 길어지면 배가 고파진다.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 식사를 하기도 시간이 좀 빠듯하다. 그럴 때 초코바나 초콜렛 등 초비상식량을 먹어주면 초큼 도움이 된다. 

10. 물티슈와 휴지

개인 위생 및 사회적 지위와 체면 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 입가에 뭐 잔뜩 묻히고 헤헤 웃으면 낭패.

11. FM 라디오

운동 경기 관람시 경기를 보면서 라디오 해설을 들어 주면 금상첨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약간 아쉬운 뭐.. 그런 거...>

1. 맥주

날씨가 추운 날 맥주를 마시게 되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되는 귀찮음이 있으나, 스탠드에서 열기로 가득찬 공연 무대 혹은 경기장을 내려다 보며 마시는 캔맥주는... 캬...  죽음이닷. 

2. 장갑

겨울에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늦가을 초봄에는 있으면 좋은 아이템. 박수칠 때 손시림 방지 아이템이니까.

3. 치킨

자라섬에서 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킨을 사 와서 맥주와 함께 먹고 있었다.
냄새는 좀 났지만 부러웠다 -ㅠ-

4. 모자 / 털모자

여름에는 햇빛 가리개, 겨울에는 바람막이. 오랜 시간 야외에서 생존해 있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5. 립밤, 핸드크림

건조하고 차가운 야외에 오래 있으면, 손과 입술이 더 잘 트므로, 보습을 위한 립밤과 핸드크림이 있으면 좋다.

6. 운동화

아무래도 걷는 시간이 길어지고, 분위기가 달아 오르면 서서 춤추거나 응원하기도 해야하므로,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편하다. 하이힐이 아닌 플랫슈즈도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발이 약간 부으면서 답답해지고, 발바닥도 아파진다. 그래도 구두 신을 사람들은 다들 신지만... (그 능력에 감탄할 뿐)



*** 다음에는 여행에 필요한 (나만의) 아이템 리스트 및 클럽 공연/파티에 필요한 (나만의) 아이템 리스트를 정리해 봐야지. 
Posted by discot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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