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이런 것들 저런 것들을 보느라 정작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반성 반성.

각각의 작품에 대한 상세 감상문은 나~중에 작성해 보기로 하고(귀찮지만 않으면), 오늘은 그냥 기록 정도로만 그쳐야지.


1. The wire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한 미드 중 하나. 볼티모어가 배경인 다른 드라마 Homicide : Life on the street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호머사이드의 볼티모어가 중요한 배경이라면, 와이어의 볼티모어는 중요한 배경을 뛰어 넘어 뭔가 유기체의 느낌이 들 정도. 사회학 교재로 쓰이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Homicide ; life on the street (The wire보다 NBC에서 먼저 방영되었음)의 creator인 David Simon이 이 드라마도 제작을 했는데, David Simon은 Baltimore sun에서 police reporter로 일하던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두 드라마 모두 볼티모어가 배경이었군. 두 작품을 보다 보면 볼티모어에는 꿈도 희망도 없어...라는 혼잣말을 저절로 하게 되는데, 특히 The wire는 극사실주의적이어서 보면 볼 수록 저절로 인생 어두워~라는 랩을 읇게 된다 -_- 


아직 1시즌만 끝낸 상태이지만, 2~5시즌까지 계속 달릴 예정이다.인터넷 쇼핑몰을 얼핏 찾아 보니 DVD가 1시즌만 정발된 모양이다. 아마존에서 구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히 소장해야만 하는 작품 중 하나이고, 두고 두고 여러 차례 복습해야하는 드라마 리스트 혹은 내 인생의 드라마에서 로앤오더와 1순위를 다툴 것 같다.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로앤오더 위주로 영업을 했는데, 앞으로는 와이어까지 영업해야겠다.


로앤오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호흡이 굉장히 느리다는 점이다. 로앤오덕 오리지널이 40여분 동안 반은 사건 발생 및 형사들의 범인 검거 과정, 반은 검사들과 변호사들의 재판 과정이라면(예외적으로 두어 에피동안 이어지는 사건도 있고, SVU 같은 경우에는 거의 한 시즌 내내 한 사건+또다른 사건으로 엮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와이어는 한 시즌 내내 큰 스토리 줄기 하나로 경찰과 범죄 집단, 그 주변인들의 일상과 사건을 담아낸다. 휙휙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로앤오더도 좋지만, 느릿느릿 훑고 가는 와이어도 로앤오더 못지 않게 흡인력이 있다. 한 번에 한 에피만 보기에는 너무 감질맛이 나서 역시 몰아보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더 몰입해서 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이드리스 엘바(영드 루터 주인공)는 와이어에서는 경영 마인드를 갖춘 2인자로 나오는데, 흰 색 추리닝을 입은 모습이 참으로 잉여스럽다. 원래는 굉장히 핫한 사람인데... 


와이어를 보다 보니 수사물에 나오는 아일랜드계 형사 캐릭터를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꽃형사님을 비롯하여...    



2. 오오쿠 : 탄생


믿고 보는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이어서, 영화화되었을 때에도 큰 이슈였지만, 이번 TBS 드라마도 꽤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예전에 동생을 시켜 원작 만화를 빌려 오게 했을 때, 동생의 이상한 눈초리가 갑자기 생각나네;;; 


남자 주인공 아리코토로 나오는 사카이 마사토는 NHK 대하드라마 신센구미에서 야마나미 총장으로 나왔던 배우이다. 신센구미에서도 청순하고 변하지 않는 이상을 가진 사람으로 나왔었는데 (콘도 이사미나 히지카타 토시조를 비롯한 신센구미 자체가 방향이 잘못된 이상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확 망했지만), 역시 오오쿠에서도 청순미를 자랑하고 있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인데 이렇게 청순할 수가 ㅠㅠㅠㅠㅠ 물론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청순미가 더 돋보이겠지만...


또다른 NHK 사극 아츠히메에서는 방정맞은 쇼군으로 나왔었다(주인공 아츠히메역은 미야자키 아오이). 아츠히메는 신센구미나 토시이에와 마츠 (백만석 이야기)보다는 재미가 떨어져서 띄엄띄엄 봤었지만, 사카이 마사토의 연기에는 만족했었다.   


여자 주인공도 처음에는 그냥 그랬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이에마츠 쇼군 역할에 잘 어울렸고, 초반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던 두 사람도 잘 어울려서 보는 재미가 있다. 



3. 은하영웅전설


원래 먼치킨물은 질색인데.

그리고 사내연애물도 질색인데.

아무튼지간에 금발머리 애송이보다는 양 웬리가 진리임!!!!!!!!!!


하루에 일정 분량씩 보다가 딱 두 번 쉬었다. 마음이 아파서.

키르히아이스가 죽었을 때 한 번, 양 웬리 (자꾸 양 원리라고 쓰고 싶다;;;) 가 죽었을 때 또 한 번 ㅠㅠㅠㅠㅠㅠㅠㅠ

(나만 그런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구교 ㄱㄱㄱ들 ㅗㅗㅗㅗ을 외쳤을 듯)


꼬꼬마 시절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공부 따위는 하지 않고 은영전만 들이 팠었는데, 책으로 읽다가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게다가 요즘 대선 정국과 맞물려서, 은영전 애니를 볼 때마다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콩가루같은 민주주의라도 나에게는 전제국가보다 훨씬 훨씬 가치있음. 


Posted by discot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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