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 쿤밍(昆明 kunming)에서 따리(大理 dali)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러 쿤밍역으로 갔다.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인민들. 인민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진 못할 망정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나도 1시간 전부터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baoshanjie 宝善街에 있는 숙소에서 59 路 버스를 타고 갔는데 딱 4 정거장, 5분 거리였음.


내가 탄 기차는 딱딱한 침대칸인 잉워(硬卧 yingwo). 따리까지 약 6시간 30분 걸린다. 가격은 중간침대 (中铺zhongpu) 기준으로 101원. 장거리 버스(长度汽车 changduqiche)로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데 그냥 루완쭈어(软座 ruanzuo) 표를 살 걸 그랬나 보다. 지난 번 이창(宜昌 yichang)에서 우한(武汉 wuhan) 갈 때에는 5시간 반 정도 걸렸지만 밤에 이동하는 거라서 침대칸에서 누워서 갔었지. 이번 침대칸보다 조금 더 시설이 나았던 것 같다. 침대칸을 둘러 보니 대부분 최종역인 리지앙(丽江 lijiang)까지 가는 사람들이고, 따리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  


중간 침대에서 아래로 바꾸려고 차장에게 물어보니, 잉워에는 자리가 없고, 루완워에는 자리가 있단다. 일단 차장을 따라가서 루완워를 구경했는데, 듣던대로 4인 1실에 안에서 문도 잠글 수 있게 되어있어서 혼자 여행하는 여성은 이용하기에 난감한 시스템 ㄷㄷㄷ 잉워는 6인 1칸. 오픈된 형태여서 시끄럽긴 하나 안전하다. 내 옆 중간 침대의 남자는 결국 루완어로 바꿔서 가더라. 차액은 65원이었음 ㄷㄷㄷ

중국에 온 이후 나도 가까운 데를 나가거나 여행을 가더라도 최소한 물과 과자 혹은 초코바라도 싸 가지고 다닌다. 중국 사람들은 어디를 가던 꼭 먹을 것 보따리(아주 크다!!!)를 바리바리 싸 가지고 다닌다. 심지어 가파른 계단을 줄지어서 끝없이 올라가야 하는 황산(黄山 huangshan)에서도 인민들은 먹을 것이 든 비닐 봉다리를 들고 다녔다. 우리는 짐이 될까봐 무서워서 컵라면 1개, 생수 한 병, 초콜렛 한 개만 들고 다녔는데 ㄷㄷㄷ

아무튼 그래서 나도  전날 난핑지에에 있는 까르푸(家乐福 jialefu)에서 먹을 것 약간을 준비했다. 농심 김치 컵라면 1개, 스니커즈 1개, 1+1로 팔던 과자(나는 와사비맛을 아주 좋아한다. 은근 중독성이 있음), 껌 한 통, 물 한 병, 귤인지 오렌지인지 알 수 없는 것 2개, 인스턴트 전주나이차 (珍珠奶茶 zhenzhunaicha - 차나 커피나 스트레이트로 마시지만 스트레이트는 안 팔아 ㅠㅠ). 중국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어디를 가던 지 뜨거운 물(开水 kaishui)을 항상 구할 수 있다는 점. 심지어 공항에서도.    


우리 동네에서부터 따라온 85도씨(대만 체인) 봉투와 주걸륜;이 TV에서 열심히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의 전주 나이차로 일단 마무리.


Posted by discot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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