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에서부터 6시간 반 동안 침대기차를 타고 와서 따리역에 내린 후, 역 광장에 정차해 있던 따리 구청으로 가는 8路 버스를 탔다. 호객하는 아주머니는 그 버스는 구청까지 안 간다는 훼이크를 치면서 20원에 택시를 타라고 한다. 그러나 버스는 1.5원인데요... 40분 정도 지난 후, 구청 안 번화가인 푸싱루 근처에 내려서, 푸싱루 옆길의 조용한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양런지에(洋人街 yangrenjie)로 나갔다.
 
양런지에 끝에서 끝까지 한 바퀴 돌아 보니 양슈어의 시지에(西街xijie)와 분위기가 비슷하나, 양런지에라는 이름이 더 적나라한 느낌이 든다. 


나는 왜 따리까지 가서 일본 식당에 들어갔을까. 이유는 평소에 먹는 중국식 밥이 아닌 다른 나라 밥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짜피 서양식 브런치는 다음 날 아침에 먹어야 하니까 패스했고.


뭘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가츠돈(22원)을 주문했더니 잠시 후 차가 한 잔 나왔다. 직원 말로는 한국인과 일본인에게는 특별히 차를 한 잔씩 준다고 한다. 차 이름은 잊어버렸음.

 
드라마(일제시대에 여성 4인으로 구성된 비밀 집단이 항일구국활동을 하는 내용. 한 번 찾아봐야겠다)를 보면서 기다리니 가츠돈이 나왔다. 좀 시간이 걸리는군 싶었는데... 돈가츠 조각의 양 쪽 끝이 대부분 심하게 탔다. 그리고 밥은 묘하게도 아무 맛이 안 났다. 원래 가츠돈은 짭조름하고 달콤한 간장 양념 국물이 밥까지 조금 배어야하는데 이 밥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 먹던 가츠돈의 그 맛이 아닌 건 당연하지만 (기대도 안 했다), 쌀밥을 먹겠다고 이 식당까지 기어 들어온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맛이었다. 22원으로 중국 볶음밥이나 사 먹고 커피나 나이차나 사 마실 것을.  


이 집의 이름은 태백루(太白楼 taibailou). 


따리 중심부 푸싱루(复兴路 fuxinglu)에도 디코스가 있었다. 쿤밍에서 실망한 이후 다시는 안 가겠다고 결심했는데 며칠 후 다시 한 번 가게 된다. 


여기는 회족 빵집. 배만 안 부르면 한 번 도전하고 싶었는데 결국 못 가 봤다.


다음 날 저녁을 먹기로 결정한 구어치아오미시엔 식당.


따리 구청 곳곳에 있던 샤오구어위(砂锅鱼shaguoyu), 수안라위(酸辣鱼suanlayu). 당연히 수조 안의 물고기는 얼하이후의 민물고기일 것이다. 대부분의 해산물 혹은 민물-_- 식당이 그렇듯이 생선과 야채 등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식당마다 중국인들이 꽤 있었다.  


매일 몇 번 씩 가게 앞을 지나다니면서 관심이 생겼었는데, 결국 못 먹어 본 호두과자(核桃饼 hetaobing).

Posted by discot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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