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저녁을 먹으러 일찍 따리 구청 大理古城 daligucheng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으나, 갑자기 쌀밥이 먹고 싶어져서 양런지에 일대를 돌아다니다 벚꽃마을로 향했다. 리지앙에 있는 유명한 벚꽃마을의 분점이라고 한다. 한비야의 책에서 봐서 식당 이름도, 식당 주인 이름도 익숙했다. 


메뉴는 의외로 다양했다.


본격적인 저녁 영업 시간 전이어서 그런지 내부는 조용하고 깜깜한 편이였다. 복무원들은 가라오케를 틀어 놓고 노닥거리고 있었다. 근데 왜 한 곡만 집중해서 틀어 주는 거야;


제육덮밥과 오징어 덮밥 사이에서, 그리고 단품과 세트에서 고민하다 결국 오징어 덮밥 세트 (38원)로 주문했다 -_-
그 당시 배가 너무 고파서 잠깐 정줄을 놓았었나보다. 왜 내륙지방에서 오징어를 주문하고 난리야 -_-
아니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왜 대도시도 아닌 곳에서 한국 식당을 찾은 걸까;
그냥 중국 식당가서 밥 먹을 걸 ㅠㅠㅠㅠㅠ 그러나 그 때까지는 나름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사는 동네 수준은 아니더라도 유명한 식당의 분점이니까 퀄러티가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라면서...

굉장히 늦게 서빙된 음식. 그나마 복무원들끼리 미루다가 한 사람이 귀찮아하면서 가져왔다. 중국의 서비스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음식은 겉보기엔 멀쩡했다. 그러나 왜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김치만 달랑 나오냐? 나물 반찬 2개와 된장국이 더 포함된 세트였는데 -_-


복무원을 불러서 메뉴판까지 보여주며 반찬 2개와 국을 더 달라고 컴플레인 한 후, 밥부터 먹으려고 젓가락으로 밥을 집었는데, 밥알이 자기들끼리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음 -_-
도대체 지은 지 얼마나 되었길래 밥공기 모양 그대로 붙어있는지, 밥알은 왜 하나씩 구분이 가능하도록 살아 있는지, 밥은 왜 밥통 속에서 며칠 지낸 밥처럼 꾸덕꾸덕한 수준을 지나쳐서 말라 비틀어지고 딱딱한지 알 수 없었다. 중국에 와서 수많은 중국 식당과 한국 식당과 일본 식당을 다녔지만 이런 밥을 먹어보긴 처음이었다 -_-


복무원을 불러서 컴플레인을 하니 그럼 자기들이 주방에서 지어 먹는 중국밥이 있다면서 (갓 지었다고 한다) 그 걸로 바꿔주겠다고 한다. 그러라고는 했지만 이미 밥먹고 싶은 마음은 짜게 식었다 ㅜㅜ
복무원이 사장에게(한국인 사장이라고 함) 확인해서 가져 온 반찬과 국, 그리고 다시 나온 밥.
먹어 보니 맛은 그닥... 오징어는 거의 안 보이는 채소 볶음. 나물은 보이는대로의 맛. 밥은 갓지었으니 그나마 나았다. 된장국은 일식도 한식도 아닌 그 어드메쯤의 맹탕... 나의 ㅄ같은 선택을 후회할 뿐이었다.
제 점수는요, 마이너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커피를 찾아 헤맸지만 거의 모든 가게에서 각종 나이차, 쥬스 종류만 팔고 있다. 아니면 밀크 커피류 ㅜ 전주나이차를 마실까 하다가 포기, 숙소로 돌아간 후에는 따리의 대표 맥주 풍화설월 风花雪月 fenghuaxueyue 한 캔(3.1원/330ml)을 마셨다. 맛은 뭐 그냥 그랬다. 역시 칭다오 생맥주 纯生chunsheng(금색딱지 붙은 작은 갈색병)이 제일 맛있어.


Posted by discotec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