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지만 이어서 쓴다. 역시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을 안 하고 벌이는 도피행각(예: 이너넷 서핑, 블로깅, 미드보기)은 길티 플레져임.

11. Cafe Espana에서 먹은 타파스

(source : 구글 지도)


레스터 스퀘어 근처 차이나 타운에서 조금 들어가면 있는 스페인 식당.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주로 현지인들이었다. 

상해에서 먹은 후 두번째로 먹어보는 타파스여서 기뻤다. 나는 한국에서도 반찬 많은 밥을 좋아하니까. 귀차니즘의 화신인 주제에 혼자 밥을 차려 먹어도 냉장고를 뒤져서 온갖 반찬을 뒤져먹는 인간이다. 굴, 생선구이(정어리나 꽁치?), 문어, 주꾸미, 계란 등의 타파스와 식사로 파에야, 음료로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춥고 습한 날씨였지만 샹그리아는 꿀꺽꿀꺽 잘도 들어갔다.

네 명이 먹고 68파운드가 나왔으니 당시 환율로는 좀 썼군. 그러나 반가운 이들과 함께 했던 맛있는 식사여서 value for money라는 목적은 달성했다.


12. 포토벨로 마켓의 과일, 야채


우중충한 회색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원색. 이 날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 때문에 더 화사해 보였다.


13. 난도스의 페리페리 치킨

(source : 구글 지도)


메뉴판에서 보다시피, 대표 메뉴는 페리페리치킨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데이즈 인 런던이라는 책에서 보고 메모해 두었던 식당이다. 숙소가 있는 웨스트 브롬튼역과 얼스코트역은 튜브로 한 정거장. 물론 걸어서 갈 수 있는 짧은 거리이다.
일정(노팅힐-포토벨로 마켓)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렀다.


치킨을 찍어 먹는 식당 특제 소스인 페리페리소스는 3단계였던 것 같다. 순한 맛은 먹으나 마나일 것 같아서, 소스와 물, 음료수, 접시 등이 있는 스테이션에서 두 가지 소스를 집어 왔다. 3단계인 extreme hot을 먹어도 그다지 맵지 않았다. 이미 고추와 청양고추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나라 사람이니까.

페리페리 치킨에 곁들여 먹은 건 구운 옥수수(완전 뻣뻣해서 맛없었음), 감자 튀김, 볶음밥, 토마토를 넣고 졸인 소스. 물론 돈없는 여행자는 사이드 메뉴가 함께 포함된 콤보밀로 주문했다. 음료까지 포함해서 17.98파운드. 


14. 부내나는 햄스테드 히스에 있는 유서 깊은 펍에서 먹은 피시&칩스

햄스테드 역에서 내리면 안쪽으로 좀 들어가면 영화에 많이 나오는 예쁘고 깔끔하고 부내나는 집들이 많은 동네가 나온다. 배우 누구와 누구도 그 동네에서 산다고 한다(유명인이었는데 기억이 안 남). 그 동네를 좀 지나서 차를 타고 햄스테드 히스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가면 더 넓고 호화로운 저택들이 드문드문 등장한다. 

그 중간 정도에 The Spaniards Inn이 있는데, 보기에도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이다. 운전&안내를 해준 J의 말에 따르면 1500년대부터 영업을 한 여관이었는데, 지금은 펍으로 개조하여 맥주와 음식을 판다고 한다. 밖에서 사진 한 장 찍어둘 것을. 귀차니즘이 또 도졌었다.

(source : 구글 지도)


영국의 대표음식 피시&칩스와 시저 샐러드, 스테이크와 생맥주를 시켜서 배부르게 먹었다. 그 날 버킹엄 궁전 - 세인트 제임스 파크 - 웨스트민스터 아비 - 국회의시당 - 빅벤 - 빅토리아 타워 가든 - 웨스트민스터 브리지 - 트라팔가 스퀘어 - 내셔널 갤러리까지 걸어서 다녔고, 중간에 바나나, 오렌지, 스니커즈만 먹은 상태여서 아주 배가 고팠었다. 10년전 호주에서 먹고 두번째로 먹는 피시&칩스는 괜찮았는데 스테이크는 기대보다 조금 맛이 덜했다. 차가운 흑맥주가 맛있어서 대만족 흑흑.


15. 레스터 스퀘어 근처 한국식당에서 먹은 한식 

외국에 나와서는 한식을 절대로 안 먹는다. 현지음식과 다양한 세계의 음식을 즐기기에도 시간과 돈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식은 우리나라가 제일 맛있쟎아... 그러나, 우리 M께서는 쌀밥을 먹어야 기운이 나시는 스타일이어서, 눈물을 머금고 레스터 스퀘어 가는 길에 있는 한국 식당 Corean Chilli 로 갔다. 어쩌다 보니 하루에 한 번씩은 내셔널 갤러리 - 내셔널 포트레잇 갤러리 - 레스터 스퀘어를 반드시 가게 된다.

(source : 구글 지도)

점심 메뉴인 알밥과 오징어 덮밥. 학교 앞이나 회사 앞 평범한 분식집 수준의 맛이었다. 매니저도 한국사람 서버도 한국사람이었으나 분위기상 영어로 대화하였음. M은 본인 입맛에 알밥이 안 맞았다고 짜증내시면서 계속 오징어 덮밥에 집중하셨다. 반찬, 국 포함한 콤보밀이 각각 5.9파운드여서, value for money 정신에 어긋난 점심이었다. 하지만 런던 사는 한국인들은 이 음식들로 향수를 달래고 있으니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지.



16. 해러즈 백화점 맞은 편의 찻집 Richoux에서 마신 애프터눈 티 세트

가끔 가는 블로그(lazyphoto)에서 영국 사진들을 보다가 발견했었다. 후에 여행 준비를 위해 이너넷 서핑을 하던 중 갑자기 기억이 나서 재방문 하여 메모를 했었다. 사우스 켄징턴 스트리트 일대를 돌아다니다 해러즈 백화점까지 구경하고, 건너편의 Richoux로 ㄱㄱ. 해러즈 백화점이나 포트넘 & 메이슨 등에서 차를 마시고 싶었으나 M께서 기함하실까봐 선택했다.

(source : 구글 지도)


애프터눈 티 한 세트(차는 얼그레이)에 아삼 하나를 주문했다. 티 세트가 16.99파운드, 차는 2.99파운드. 일단 향기로운 차들이 먼저 등장.
 

 
애프터눈 티 세트에 나오는 빵, 샌드위치, 과자류이다. 겨우 2단 트레이에 나와서 약간 실망하였다. 홍콩 페닌술라 호텔에서는 반짝거리고 예쁜 3단 트레이에 나왔었는데 ㅜㅜ


아래층에는 스콘 2개와 클로티드 크림님, Rixous표 딸기잼이 기본으로 제공되었다. 그 외 몇 종의 케이크가 있는 쇼케이스에서 원하는 것 하나를 골라서 먹을 수 있었다. 쇼트 케이크를 고를까 하다가 브라우니가 맛있게 보여서 낙찰. 한국에도 클로티드 크림이 있으면 매일은 아니지만 때때로 빵에 치덕치덕 발라서 먹을 텐데. 없으니까 그나마 살이 덜 쪄서 다행이라고 위안하고 있다.


윗층에는 오이, 토마토, 치즈, 계란 등 영국 스타일로 소를 심플하게 넣은 샌드위치가 나란히 놓여 있다. 맛은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로였다. 


하드를 날려 버려서 거의 없는 홍콩 사진 중 남아 있는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로 마무리. 그릇은 전부 티파니이다. 차맛에 감명 받아 애프터눈 티를 마신 후 기념품 가게로 재빨리 달려가서 아쌈, 얼그레이, 철관음을 손에 넣었었지 후후후.


17. 김치 Kimchee 레스토랑의 한식

3존인 골더스 그린 Golder's Green 역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 (현재는 high holborn street로 이전한 듯). 내가 가진 오이스터 카드로는 1존, 2존만 다닐 수 있어서, 2존 맨 마지막 역 Swiss Cottage에서 내려서 골더스 그린역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고 한다.

(source : 구글 지도)

 
기본 반찬 샷.


해물 전골 (25파운드)

 
중식 세트 - 짜장면과 칠리 새우의 흔적 (16.9 파운드)

4명이 먹고 39.51 파운드가 나왔다. 동행들이 멤버쉽 카드가 있어서 할인도 받고. 미국 여행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한국의 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한국 식당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이다. 잠깐 왔다 가는 우리들이 먹기에는 그냥 그렇지만. 나도 유학을 가면 돈을 모아서 특별한 날 한국 식당에 가겠지...

* 위치 확인을 위해 구글 지도를 찾아 보니, 골더스 그린역에서 홀번역 근처로 이사해서 운영하고 있다. 예전 메뉴와 비슷한 것으로 보아 동일한 식당이 맞는 것 같다. 

식당 홈페이지는 http://www.kimchee.uk.com/index.php

Posted by discot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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